생각해 보면 내 취미는 언제나 뭔가 만드는 것이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엄마께 배운 레이스 뜨기로 꽃목걸이를 만들었는데 한동안 주변에서 꽤 유행했었다. 애들이 아주 줄을 서서 받아가곤 했으니까. 고학년 때는 지점토가 취미였고, 중학교 때는 펜글씨 쓰기, 대학 이후로는 웹페이지와 프로그램 만드는 데 취미를 붙였다.
느닷없이 노트를 만들게 된 것도 그런 면에서 원래의 취미인 '만들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시 컴퓨터를 떠나 물리적인 만들기로 (그리고 여성적인 취미로?) 돌아왔다는 점이 조금 다를 뿐. 생각해 보면 노트나 책을 손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전부터 있었는데 이전에는 정보가 없었던 것 같다.
뭐 그래서 지른 재료를 가지고 사이트에 나온 반제품 노트 설명대로 끙끙대며 만들어보기는 했는데, 역시 손재주가 없는데다 처음이라 결과는 엉망~ 재단이 조금씩 비뚤어진 건 봐준다 쳐도 커버천 붙이면서 풀을 너무 많이 발랐는지 천이 울고 밀리고 난리도 아니다. 한 세 번은 만들어봐야 남에게 선물이라고 내밀 만한 물건이 나올 것 같다.
그래도 죽이 됐건 밥이 됐건 내가 만든 거라서 뿌듯한 기분은 직접 만드는 데서만 느낄 수 있는 기쁨이겠지. 말리려고 눌러놓은 노트를 보면 빨리 꺼내서 쓰고 싶어진다. 뭔가 기분 전환이 필요하고 손을 놀리고 싶어질 때 하나씩 만들어보면 마음이 즐거워질 것 같다.
업데이트: 풀이 다 마르고 나니 훨씬 깔끔한 모습이 되었다. 천을 이리 밀고 저리 미느라 무늬가 좀 웃기게 휘어진 데는 있지만 나름 쓸만하다, 패턴도 다 내가 고른 거니까 물론 마음에 쏙 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