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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20 진실 (2)
  2. 2011/08/11 애들 좀 귀여운데? ㅋㅋ (2)
  3. 2011/08/11 운동과 잠
  4. 2011/08/09 견디는 날
  5. 2011/03/29 도메인 복귀 (6)
  6. 2011/02/16 불평불만
  7. 2010/11/23 꼬꼬댁 푸드덕
  8. 2010/10/03 부자지간 훈훈한 대화 (6)
  9. 2010/08/26 ...이건 좀 분한데? (8)
  10. 2010/06/23 츤데레 자리양보법 (2)

진실

둘이 공유하는 게임 계정에 남친이 문명을 사놓다니 네이노옴 비밀번호가 없다고 해서.

로키: 응, 1XXXXXX야.
남친: 헉 이럴 수가!
로키: ?
남친: 1로 시작하는 7자리 숫자라니, 이것은 주민등록 뒷자리!!
로키: ...
남친: 누나 남자였구나! 여태 날 속이다니... (엉엉)
로키: 캬캿 넌 이제 벗어날 수 없다!

발상도 참신하오 그게 민번 뒷자리라니... 어쨌든 감쪽같았지? (..)
2011/09/20 23:22 2011/09/2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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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 2011/09/2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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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11/09/21 14:06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한 참신하지(우쭐우쭐)

    • 로키 2011/09/22 14:44  수정/삭제

      응, 참신한 나머지 말문이 막혀^^ (철썩철썩)

애들 좀 귀여운데? ㅋㅋ

며칠 전 도서관 벽에서 발견한 낙서 글타래 몇 개. 완전 귀여워서 종이에 베껴놨다가 옮긴다. 티없이 맑디맑은 여대생 세상♡

---

시험ㅠ 개나 줘
└ 개는 무슨 죄?
  └  ㅋㅋㅋㅋ 개도 싫대
       개야 미안 근데 너 가져가
       (밑에는 우는 강아지 그림)



아~~ 앉아있으려니까 좀이 쑤셔ㅠ



남친 언제 생기냐구!!! ㅠ_ㅠ
└ 2222



젠장 힘들다 이놈의 학교ㅡㅡ
시험이랑 과제 토나와 ㅅㅂ
→ 맞어! 죽겠어ㅠㅠ
    근데 시험보면 한 만큼 안 나오고... 짱나!


...오늘 시험 한 개 쳤을 뿐인데
얼굴이 급 구려졌다 ┑━
피곤하군.


짝사랑 힘들다 ㅠ_ㅠ
→ 벗! 누구야? 왠지 나랑 글씨체 비슷한 듯
← 벗의 도플갱허 ㅋ


짝사랑할 남자라도 있어서 좋겠다
└ 22222

└ 3333 나에게도 남자사람을 달라
└ 4444
   └ 55555
2011/08/11 21:58 2011/08/1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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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냥마님 2011/09/20 15:30  수정/삭제  댓글쓰기

    귀여운것들... 학교 다닐때가 그립구나.

운동과 잠

아무래도 요즘 자꾸 짜증이 나는 게 운동부족 때문인 것 같아서 오늘은 좀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했더니 한결 기분이 좋다.

(일부러 일찍 일어났다기보다는 진동 한 번 울리는 알람에 눈이 떠진 거니까 애당초 오늘 몸 상태가 좋아서 가능했을 지도.)

어떤 날은 기분이 좀 멍하다가 어떤 날은 정신이 또렷하고 기운이 나는데, 오늘은 상태가 좋은 날이다.

이런 날이 전보다 잦아지는 걸 보니 건강한 건가. 잠을 푹 자고 나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계속 잠과 운동 습관을 개선하다 보면 이런 날이 매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아자아자~
2011/08/11 11:36 2011/08/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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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날

아침부터 몸이 무겁더니, 억지로 도서관에는 갔지만 끝내 오후 내내 엎드려 자버렸다. 덕분에 도서관 자리 반납시간까지 넘겨서 한 번만 더 미반납 처리되면 한 달 동안 도서관에도 못 가게 생겼다. 아니면 늘 마음 졸이는 메뚜기족이 되거나.

난 도서관에서 공부하기에는 머리가 너무 나쁜가보다ㅠㅠ 남들은 잘만 반납하는데 난 그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

H대는 3번 미반납하면 5일 자리배정 안 된다는데 우리 학교는 5번 미반납하면 30일 동안 안 되어버리니, 어쩌라고. 길바닥에서 공부하란 거냐.

내가 자리 맡아놓고 나다니는 얌체족이면 말을 안해. 열중하다가 시간을 잊어버리는 게 죄냐! 어차피 시간 되면 다음 사람이 와서 쓰니까 문제 없잖아.

남친한테 위로를 구해봐도 씨도 안 먹히고, 뭐 누구 탓을 하겠어. 다 내가 무능해서 그런 걸.

학교 익게에서 하소연이라도 해보려고 해도 너무 옛날에 로그인해봐서 비번이고 이메일이고 다 모르겠다. 사이트 연락 링크를 눌러봐도 404 에러만 뜨고, 학교 게시판도 날 원하지 않는구나ㅠ

마음을 다스리려고 해봐도 자꾸 심통이 나고 화만 내고 싶다. 하지만 화낼 대상도 없어 결국 자신만 미워할 뿐이지.

왜 이 정도 일 때문에 자신이 쓰레기라고 생각하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 많이 우울한 걸까?

도서관 자리 반납처럼 남들은 잘만 하는 것들, 취직도 결혼도 다 나에게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마치 세상을 잘못 찾아 태어난 듯 이 삶이라는 것이 때로는 낯설기만 하다.

낮잠을 못 잔 아이처럼 짜증이 나는 날. 이런 날은 그냥 견딜 수밖에 없겠지. 살다보면 찾아오는 그런 하루다.
2011/08/09 22:35 2011/08/0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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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인 복귀

후... 도메인 기간이 만료된 것을 모른 채로 시간이 흘러가 버려서 홈피가 먹통이 되었었다. 이전에 등록했던 대행기관 사이트 로그인을 잊어버려서 못 들어가고, 그때 사용했던 이메일은 지금은 아예 망한 거라서 비번 받는 것도 못하고. 그래서 그냥 버텨서 도메인이 파기된 다음에 지금 사용하는 대행기관에서 도메인을 다시 등록했다. 그김에 실명 한글 도메인도 덩달아 등록하고, 이래저래 도메인과 웹호스팅에 돈 잘 나간다 오예~

이전 글들을 보면 그동안 변화가 많아서 그런지 묘하게 낯설다. 외적으로 크게 변한 것은 없는데 내적으로는 훨씬 안정을 찾은 것 같다. 이제는 내가 갈 길, 해야 할 일이 조금씩 보이고 있고, 여전히 노력은 안하고 있는 게 문제이기는 하지만 곧 불이 붙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책도 보고 공부도 하면서 나도 모르는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만들어서 구체적인 실행을 하는 일만 남았다. 으 겁나!

요즘은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피트 런의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바바라 스미스의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위한 긍정에너지'를 보고 있다. 그 외에 조금씩 건드리고 아직 마치지 못한 책이야 너무 많지.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의 '넛지', 코맥 맥카시의 '더로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아리카와 히로의 '도서관 전쟁', 고경호의 '네 개의 통장', Mortimer J. Adler의 How to Read a Book 등등. (요건 '자유인을 위한 도서관 책읽기'라는 번역 개정판으로 남친에게도 있다. 원판 보고 나면 뺏어서 봐야지~ 나의 무료 무기한 도서관 사랑해♡) 도서관 전쟁과 네 개의 통장은 비교적 가벼우니까 매일 조금씩 봐서 끝내버려야겠고, 나머지는 꾸준히 읽어서 해치워야겠다.

중국어 공부도 요즘 생활의 재미 중 하나다. 중얼중얼 회화하는 거나 한자 써보는 게 참 재밌고, 엄청 서툴고 느리고 자꾸 틀리는 나 자신의 모습도 즐겁다. 영어 좀 잘한다고 으쓱하려고 해도 떠듬떠듬 중국어를 하는 나를 떠올리면 겸손이라는 것의 필요성을 느낀다. (쳇 겸손이라니) 오늘도 중국어 한다 냐하~ 그런데 그 때문에 데이트 가능시간이 줄어든 것 같아서 슬퍼ㅠ.ㅠ

오늘 저녁에는 RPG도 하고, RPG 블로그쪽 글도 다시 올리려고 하고 있다. 마치 봄이 되면서 다시 피어나는 듯한 기분? 생동하는 이 나날의 끝에 어떤 더 큰 변화를 맞이할지, 막연한 불안과 설레임 속에 살아간다.

2011/03/29 14:17 2011/03/2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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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hovamp 2011/04/04 09:13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회사가 차단한 줄 알았[...]

    회사 전산팀의 기술력을 너무 신뢰했었나 보네요. (먼산)

    • 로키 2011/04/15 10:33  수정/삭제

      사실은 내가 뱀프군을 차단했던 것 (??)

  2. 아사히라 2011/04/09 10:44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들어와져서 닫으셨나 싶었더니 아니었군요 ㅋㅋ

    • 로키 2011/04/15 10:34  수정/삭제

      응 그런 사정이 있었지 ㆅ 휴가나왔던 건가!

  3. Asdee 2011/07/29 17:06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동안 안 들어와져서 어느새 복구되었는지도 몰랐네요. 이제야 알았습... ;;;

  4. buy traffic 2011/09/23 18:02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불평불만

1. 앞사람이 문을 잡아주면 좀 받아라. 내가 도어맨이냐? 나도 딴생각하다 무심히 지나친 적 있기는 하지만, 이런일 좀 자주 겪는 듯. 문 잡아주기 싫어진다-_-

2. 먼지 청소하고 12시간 켜놓는 테스팅 서비스 정도로 무슨 수리비가 7만 7천원이냐? 부품도 안 갈았는데. 제조사 AS는 맡기질 말아야겠어.

업데이트: 문의해보니까 그 문자는 잘못 간 거였단다. 만세! 역시 우는 애한테 떡 하나 더 준다니까.

3. 어떻게 서울은 밖에 쓰레기통이 하나도 없냐? 1회용 컵 들고 서울역에서 이대까지 가서 실내에서 버렸네. 길에 쓰레기 버리지 않는 게 순전히 개언의 도덕성에 기대는 정책이었어? 하여튼 머리들은 나빠가지고.

4. 사는 게 왜이렇게 힘드냐? 마음은 급한데 되는 건 없고... 다 포기하고 주저앉아 엉엉 울어버리고 싶어.

2011/02/16 17:01 2011/02/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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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댁 푸드덕

내가 생각해도 한 마리 닭이 되어 날아갈 듯한 어젯밤 데이트.

만나기로 하고 나와서 보니까 스마트폰 붙들고 뭘 하길래, 짐짓 모른 척 지나쳤다가 뒤로 슬금슬금 돌아가서 등뒤에서 꽉 껴안기. "잡았~다~♡" (..)

카페에서는 건너편 대신 옆에 앉아서 포근~하게 서로 기대있던 건 당근지사. 툭하면 서로 뽀뽀하고 쓰다듬고 하면서 왠지 각자 모바일 기기를 갖고놀았다...?

버스 정류장에서 키스할 때 보니까 입술이 텄길래 파우치에서 (2주년 선물~) 립크림을 꺼내다가 발라주었다. 그리고 나도 좀 나눠달라고 다시 쪽♡ 립크림을 같이 쓰는 꽤 경제적인 (?) 방법.

닭 사진

응, 내가 봐도 그래.


살짝 어두운 카페에서는 중학생 관람가, 다른 곳에서는 전체관람가 등급이었으니 도를 넘은 건 아니었겠지? 만나면 너무 반갑고 편하고 그래서 자꾸 닭살만행을 저지르게 된다. 공공장소에서는 자제해야 하려나..ㅠ 물론 공공장소 아닐 때가 가장 좋지만. (므흣)
2010/11/23 09:11 2010/11/2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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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지간 훈훈한 대화

오늘 저녁, 아바이와 동생 (31살)의 대화.

아버지: 야, 김정은이는 스물일곱에 4성 장군이 됐는데 넌 뭐하냐?
아들: 걘 지 아빠가 시켜줬잖아요. (압박의 눈길)
아버지: ;;;;;

과연 북한 체제가 3대 세습을 견딜 만큼 공고할까. 이제부터는 어떻게 돼도 난 몰라 (?)
2010/10/03 21:13 2010/10/0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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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10/10/04 17:35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카운터 펀치!

    • 로키 2010/10/05 09:59  수정/삭제

      아빠가 한 대 얻어맞으셨지 ㅎㅎ

  2. Asdee 2010/10/04 18:52  수정/삭제  댓글쓰기

    껄껄껄.. 센스 만점!
    북한 문제는 참 여러모로 쉽지 않네요... 결국은 어떤 식으로든 개혁/개방 노선으로 변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 로키 2010/10/05 10:00  수정/삭제

      정말 걱정이지. 체제가 갑자기 무너지는 건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않은데, 점진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개혁과 개방 노선은 권력층의 저항이 너무 심하니.

  3. 고냥마님 2010/10/05 11:49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
    내가 어렸을때 "아빠 나 대통령 딸하고 싶어" 했더니
    아빠가 "대통령 그거 안좋은거야. 골치아픈거야" 라고 ㅋㅋㅋㅋ
    그러니까 내가 대통령 "딸"이 되고 싶은거지
    그러면 나도 청와대에 취업을 했을지도 (응?)

    • 로키 2010/10/14 09:31  수정/삭제

      오 그런 완전 현명한 꿈! ㅋㅋㅋ

...이건 좀 분한데?

그제는 동창 둘과 만나서 셋이 책구경도 하고 밥도 먹고 재밌게 수다를 떨었다. 그 얘기를 남친한테 하고 책을 샀다고 했을 때 벌어진 대화:

남친: 무슨 책 샀는데?
로키: ......
남친: 우헤효효ㅛ야햐쿠ㅋㅋ우히힣헿햨ㅎㅑㅋ
로키: ...맞을래?
남친: 난 20대거든! 서른 살 그게 뭔가효?
로키: 주거써..ㅡㅡ++

낼모레면 같은 30대 주제에, 서른 살이나 대비하란 말이다! (버럭버럭)
2010/08/26 11:56 2010/08/26 11:56
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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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10/08/26 13:40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쭐우쭐

    그리고 내가 말한 건

    http://www.yes24.com/24/goods/3802881?scode=032&OzSrank=1

    요거요거.

  2. 2010/08/29 00:50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욕구를 많이 억누르면 어떻게 된다고 이야기했었지? 네가 이야기꺼내서 맞다고 생각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네. -.-

    • 로키 2010/08/31 10:41  수정/삭제

      폭발 아니었나? ㅎㅎ 사람 감정이나 욕구가 억누른다고 어디 가는 게 아니니까... 물론 자신을 설득하고 다른 생각을 유도할 수는 있지만, 무조건 억누르는 건 역효과라고 하더라.

  3. Asdee 2010/09/03 12:43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에 룸메이트 형이 그 책([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갖고 있길래, 대강 훑어본 적 있었는데, 내용이 꽤 좋더라고요. :)

    • 로키 2010/09/05 20:34  수정/삭제

      그렇지? 30대만 읽는 책이 아니라고 (와앙)

  4. 삭풍 2010/09/05 20:36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친의 목을 매달라!
    로군요[...]

츤데레 자리양보법

실질객관동화 76화: 자리양보를 보고 떠오른 생각.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난 개인적으로 나보다 나이가 많거나 약해보이는 사람이 서서 가면 좌불안석이 된다. 왠만하면 노약자석은 자리가 비어있어도 눈치보이지 않나? 만화 보면 감상글도 대개 비슷한 정서인 듯하다.

하지만 나는 왠만해서는 앉으라고 하고 비켜주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나 마음 편하려고 비키는 거지 무슨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앉으라고 얘기하기는 좀 쪽팔리더라. 모르는 사람한테 말 거는 것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 게다가 노인이 아닌 임신부한테 양보하려고 그랬다가는 잘못하다 멀쩡한 여자(?) 임신부로 착각해서 서로 민망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그래서 현장경험을 통해 익힌 나같은 성격이상자를 위한 자리양보 방법을 소개해본다.

1. 기초편: 거리와 속도, 각도와 장애물을 고려한다

버스나 지하철에 운좋게 앉았다. 그런데 할아버지/할머니/장애인/임산부가 (이하 표적) 승차했다! 슬슬 엉덩이가 따끔거리고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주변 연놈 아무도 안 일어선다, 피곤해 죽겠는데. 에이, 어쩔 수 없다. 염치와 피로의 싸움에서 염치가 승리한 당신은 자리를 양보하기로 한다.

그러나 츤데레에 낯가림증인 당신은  이때 '앉으세요' 소리 하지 않고 표적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싶다. 이럴 때는 크게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A. 거리: 가장 중요하다. 자리를 비우면 사회통념상 표적이 (몽빼바지 아주머니 수준의 축지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앉을 수 있을 만큼 가까워야 한다. 바로 앞에 서있다면 가장 좋다. 이 거리를 맞추지 못하면 왠 시퍼렇게 젊은 연놈이 자리를 차지해버리는 통탄할 일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B. 속도: 표적이 아직 이동 중이라면 현재의 속도로도 자연스럽게 와서 앉을 만한 속도인지 고려한다. 표적의 속도는 다른 승객보다 느리다는 것을 기억하고 되도록이면 바로 앞에 오려는 순간 일어선다.

또한, 저 위대한 뉴턴 경이 정리하신 관성의 법칙을 기억하야 버스나 지하철의 움직임이 표적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계산해야 한다. 예를 들어 버스 뒤편 자리에 앉았는데 할아버지가 타셨다고 하자. 앞에 노약자석은 다 젖내나는 연놈들이 1톤짜리 엉덩이를 자랑하고 앉았어서 할아버지께서 당신이 앉은 버스 뒤편으로 오신다고 하자. 그러고 있는데 버스가 정차한다면 이 노인네가 휘청 느려지면서 같이 승차한 젊은넘이 먼저 도달하는 수가 있다. 이럴 때 미리 일어선 당신은 젖내 풀풀 나는 젊은넘에게 장유유서의 예를 실현한 꼴이 되고 만다. 당하고 눈물 뿌리지 말고 미리 물리공부를 해두자는 얘기다.

C. 각도와 시선: 표적이 이쪽을 보고 있지 않을 때 일어서면 역시 다른 승객이 어부지리를 취할 수 있다. 표적의 시야를 먼저 확인하고 일어서도록.

D. 장애물: 다른 승객이나 기둥 등 장애물이 있으면 속도가 느린 표적은 자리에 제때 못 앉을 수도 있다. 위 A와도 상관이 있는 얘기이므로 참조하라.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표적이 당신의 염치를 알아보았는지 바로 옆에 서서 방석의 바늘 갯수를 급증시키고 있을 때이다. 이런 때에는 초보조차 쉽게 말없이 자리를 양보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쉬운 상황은 표적이 막 옆을 지나려고 폼을 잡고 있을 때이다. 이때 엉덩이를 들썩이며 일어설 표시를 하면 표적은 멈춰설 것이고, 당신은 직전의 이상적 시나리오에 가까운 상황에서 자리를 비켜줄 수 있다.

고수 츤데레라면 거리가 멀고 장애물이 있어도, 표적의 시선이 이쪽에 향해있고 더 가까운 승객이 딴청피우는 사이 비호같이 양보를 성사시키는 007 작전을 펼칠 수 있다. 그러나 인간 시각중추의 특성상 딴청부리던 넘도 움직임에는 반응하기 쉽고, 표적은 일반적으로 속도가 딸리므로 이는 실패위험이 있는 고급 기술에 속한다.

2. 중급 1편: 시선처리에 신경쓴다

진정한 츤데레는 언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 실현하려면 말뿐만 아니라 시선과 동작도 잘 처리해야 한다. 아무리 거리와 속도, 각도와 장애물을 잘 고려해서 묵묵히 일어섰다 하더라도 만약 당신의 시선이 먹이를 노리는 맹수의 눈처럼 표적을 추적하다가 몸은 표적이 도달한 순간 비호처럼 일어섰다면? 표적은 ♪아무말 안해도 알~아 그냥 바라보며~언~ 양보하고 있다는 걸~♪ 하는 심오한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필자는 실제로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가 할머니께서 앉아있으라고 말리시는 턱에 쪽팔림을 겪었다. 무릇 쪽팔림 없는 진정한 츤데레 양보법을 실현하려면 표적이 모르게 노리고 있다가 마치 정말 내리는 것처럼 스윽 일어서야 한다.

3. 중급 2편: 변명과 위장의 도

본인의 실수나 표적의 동물적인 감으로 인해 양보하려는 의도를 들키고야 말았다면 적절한 변명이 유용할 수 있다. 앉아서 가라고 말리시는 할머니에게 '아, 저 금방 내려요 (생글)' 한 마디 날려드리면 표적인들 어쩌겠는가, 업어치고 메쳐서 자리에 억지로 앉히지는 않겠지.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런 일은 못 겪었다.

만약 열여섯 정거장쯤 남았다면 이번에는 위장법을 시행하여 인파 사이에 적당히 몸을 숨기도록 하자. 어차피 도시의 수많은 얼굴 중 하나일 뿐인 당신을 표적은 금방 잊을 것이니 보호색은 충분하다.

4. 중급 3편: 노약자석, 앉을 것인가 말 것인가?

사지 멀쩡한 당신이 노약자석에 앉을 것인가, 말 것인가는 철학적으로 참 심오한 문제이나, 나의 해답은 간편하다. 버스라면 앉고, 지하철이라면 앉지 말라는 것이다. 버스는 솔직히 서서 가기도 더럽고 설 자리가 그닥 넓지 않아서, 괜히 자리 비우고 서있다가는 통행에 방해만 된다. 앉았다가 노약자가 보이면 일어서주면 그만이다. 지하철은 이런 문제가 덜하므로 노약자석까지 굳이 앉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른 이유도 있다. 지하철은 박카스 선전 때문인가 노약자석에 잘 안 앉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버스에서는 위에 얘기한 이유로 모두 자리를 채울 뿐만 아니라 한 번 앉으면 대개 엄청난 엉덩이 무게를 자랑한다. 따라서 당신이 노약자에게 굳이 자리를 비키는 건전한 염치의 보유자라면 노약자석을 미리 차지해놓는 편이 좋다. 필자가 버스타고 다니며 수집한 매우 부정확한 통계자료상 대개의 젊은 것들은 노약자 자리 꿰차고 양보 안하니까, 그 자리에 당신이 앉아있어야 진짜 노약자가 자리를 양보받을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5. 고급편: 기차 특별편

기차를 타다 보면 입석표를 보유한 승객이 이미 앉아있을 때가 있다. 이때 이미 표를 보여주었는데 상대가 영 힘들어 보인다면 앉아서 가도 편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버스나 전철도 아니고 기차 자리를 양보하면 츤데레인 당신의 적인 생색을 크게 내게 된다. 기차에는 사람이 점점 더 많이 타고 있어서 여기서 일어서면 입석표 보유자가 쉽게 자리를 잡을 것 같지도 않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1998년 초에 겪은 상황이었다. 기차에 탔는데 내 자리와 옆자리에는 피곤해 보이는 중년 부부가 타고 계셨다. 임자가 안 온 자리에 앉았던 아저씨 쪽이 자리를 비켜주면서 아줌마를 앉게 했고, 본인은 서셨는데 도저히 그 모습을 보며 자리에 앉아 갈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필자가 사용한 방법은 적당한 훼이크였다. 표를 보고 짐짓 깜짝 놀란 필자! '어머, 제가 표에 차칸을 잘못 봤네요. 저는 요 앞칸이 자리니까 앉아서 가세용~' 애드립을 날리고 도주했다. 최소한 다음 역까지는 같이 앉아서 가실 테고, 자리 주인이 찾지 않을 내 자리는 서울 종점까지 앉아가실 테니까.

서울까지 서서 가면서 기분이 뿌듯하거나 보람이 막 넘쳤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그 상황에서 자리에 앉아 가면 몸은 편할지 몰라도 내 영혼이 쪼그라들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필 외환위기 당시였는데, 그렇게 지쳐보이는 두 분이 기차 좌석에 같이 앉아가는 그 작은 휴식이라도 선물하고 싶었다. 순전 내 의지였으니 억울하거나 따질 것도 없는 건 너무 당연하다. 약간의 불편을 감수해서 배려라는 선물을 주면 그만큼 내 마음이 편해지고 당당해지는 기분이 좋았을 뿐이다.

그래서 이래저래 욕을 해도, 자리 안 비키는 애들이 특별히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자리에 앉을 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자리 양보는 권장사항일 뿐 의무가 아니니까. 다만 몸 튼튼한 젊은 사람이 잠시 서서 가는 작은 불편도 참지 못하고 옆에 서서 가는 노약자를 애써 무시하는 것이 안타깝다. 자리 자체는 생색내기 부끄러울 정도로 별것도 아니지만, 그런 작은 마음도 베풀기가 억울할 정도로 우리가 각박하고 여유가 없다는 뜻인 것 같아서 말이지. 마치 지금 이 순간, 지금의 편의가 전부인 것처럼...

6. 해탈편: 츤데레를 넘어서

때로는 모든 조건이 악조건일 때가 있다. 표적은 아무리 텔레파시를 보내도 당신 앞이 아니라 엉덩이 1톤짜리 앞에 서있고, 당신과 표적 사이에는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승객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럴 때는 그냥 포기해라.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 한 마디 하기가 좀 뻘쭘하기는 해도 쪽팔려 죽을 정도는 아니다. 모름지기 진짜 츤데레 양보쟁이는 츤데레를 초월할 줄도 알아야 한다.

자리를 비켜주면 좀 불편하긴 할 거다. 다리는 피로를 호소하고, 발은 아프고, 덜컹거리는 차의 움직임에 이사람 저사람에게 본의아니게 들이대며 잠시 후회할 지도 모른다. 표적은 감사하다는 말은커녕 왜 이제야 비켰냐는 듯 노려보며 냉큼 자리를 차지했을 지도 모른다. 그럴 때는 기분이 좀 더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어딘가 어깨가 으쓱하고 웃음이 실실 나오지 않는가?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람, 이 정도 불편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자신이 어딘가 대견하고 자부심이 들지 않는가? 별것도 아닌 희생에 이런 기분을 맛볼 기회는 많지 않다. 그래서 작은 친절은 대상이 누구든 결국 자신을 위한 일이며, 고맙다는 소리를 들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츤데레 양보의 도이다.
2010/06/23 16:08 2010/06/23 16:08
로키
분류없음 2010/06/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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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삭풍 2010/06/24 23:47  수정/삭제  댓글쓰기

    ....
    저도 몇번 앉으세요 라고 말해봤는데 왠지 좀 민망하더군요.
    자연스럽게 일어나 문 구석으로 갑니다
    [...]

    • 로키 2010/06/25 14:34  수정/삭제

      츤데레의 도를 아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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