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의 수호자
이전에 추천하는 글을 보고 애니 정령의 수호자를 봤다. 감상은... 나쁘지 않다는 생각. 작화도 좋고, 창술 등 활극 장면도 아주 만족스럽고, 이야기에 개연성도 있다. 잘 구현한 동양적 판타지 세계, 입체적이고 공감 가는 주요 등장 인물도 끌리는 점.
다만, 다 보고 '그게 끝이야?' 하는 생각이 든 건 사실이다. 무난하게 괜찮은 이야기긴 했는데 중간에 좀 늘어지면서 이야기가 추진력을 잃었고, 또 인물을 정립하는 데 들인 시간에 비해 정작 그 인물성의 의미있는 활용은 별로 없다는 인상이다.
잔잔하고 인물 중심적인 것은 그 자체로 단점은 아니다. 다만, 굉장히 모험적인 활극 분위기로 시작했고 초기 전개도 상당한 고뇌와 감정적 기복을 약속한 데 반해 중간 진행은 잔잔하다 못해 심심했고, 결말에는 이야기 중 나온 것을 다 매듭짓지 못한 느낌이었다. 어쩌면 연작 소설 중 1부를 애니화한 것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애니도 연작으로 나올 거라고 들었고.
완결성과 이야기의 완급이 불만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잘 만든 애니이기는 하다. 부드러운 색감의 화면과 예쁘면서도 인물마다 개성이 살아나는 작화도 마음에 들었고, 전투 장면에서 특히 잘 드러나는 부드러운 애니메이션도 일품이다. 초기에는 3D가 너무 튀는 일이 있어서 좀 거슬렸는데, 나중에는 그런 게 없었던 것도 큰 발전이고.
줄거리도 나쁘지 않았다. 위에서도 말했듯 극적으로 썩 만족스러운 전개는 아니었지만, 핵심적인 비밀을 추적해가는 과정이라든지 쫓고 쫓기는 이의 두뇌싸움, 후반의 정보전 등이 꽤 괜찮았다. 그런 게 또 모험 이야기의 중요한 구성 요소라는 점을 생각하면 잘 만든 모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고. 또한, 돈이나 식량 등 현실적인 고려사항도 빼놓지 않아서 더 꽉 찬 느낌이 들었다. 앞뒤가 안 맞거나 설명이 불충분한 대목이 한두 군데 있어서 아쉽긴 했지만.
또 하나 괜찮았던 점이라면 배경 설정이었다. 판타지 모험물이지만 흔한 서양 판타지를 벗어난 동양적인 배경이 특이하다. 통치 체제, 풍습, 신화, 일상 등 풍부한 설정이 꽤 매력적이다. 그러면서 그 설정을 보는 사람에게 쏟아내지 않고 그게 이야기의 일부와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든 점도 좋은 설정 활용이었다고 본다.
무엇보다 내가 꼽는 이 작품의 최대 강점이라면 인물들의 개성과 사연을 잘 살린 점이다. 그들의 감정과 관계가 변해가는 입체적인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가장 컸다. 빠지는 데 없는 영웅이면서 큰누님 성격과 생명의 가치에 대한 고민이 인간적으로 와닿는 바르사, 황궁에서 벗어나 일반 백성의 삶을 알아가고, 또 그 나이로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시련을 겪으며 성장하는 챠그무, 화려한 데는 없지만 조용한 강인함과 지혜를 보여준 탄다 등 다양한 인물들이 앞으로도 오랜 인상을 남길 것 같다.
결국 어떤 것이든 좋은 이야기란 인물이 극의 원동력이 될 때 나오겠지. 정령의 수호자는 쌓아올린 인물성에 비해 활용은 좀 부족해서 이야기의 경제성은 덜한 느낌이었지만, 나중에 후속 작품이 나오면서 (어둠의 수호자, 꿈의 수호자 등?) 이번 기에 인물의 소소한 이야기에 들인 시간은 더 빛을 발할지 모른다. 그렇다 해도 단일 작품으로서의 완결성은 떨어지고, 이야기 자체는 좀 산만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결론적으로 정령의 수호자는 괜찮게 본 모험 활극이었다. 좋은 설정, 풍부한 인물성 등 가능성은 꽤 있어보였지만 완급 조절의 실패와 완결성 부족 때문에 '괜찮은 모험 활극' 이상은 되지 못한 것 같다. 별점을 준다면 5개 중 3.5개.

정령의 수호자
잔잔하고 인물 중심적인 것은 그 자체로 단점은 아니다. 다만, 굉장히 모험적인 활극 분위기로 시작했고 초기 전개도 상당한 고뇌와 감정적 기복을 약속한 데 반해 중간 진행은 잔잔하다 못해 심심했고, 결말에는 이야기 중 나온 것을 다 매듭짓지 못한 느낌이었다. 어쩌면 연작 소설 중 1부를 애니화한 것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애니도 연작으로 나올 거라고 들었고.
완결성과 이야기의 완급이 불만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잘 만든 애니이기는 하다. 부드러운 색감의 화면과 예쁘면서도 인물마다 개성이 살아나는 작화도 마음에 들었고, 전투 장면에서 특히 잘 드러나는 부드러운 애니메이션도 일품이다. 초기에는 3D가 너무 튀는 일이 있어서 좀 거슬렸는데, 나중에는 그런 게 없었던 것도 큰 발전이고.
줄거리도 나쁘지 않았다. 위에서도 말했듯 극적으로 썩 만족스러운 전개는 아니었지만, 핵심적인 비밀을 추적해가는 과정이라든지 쫓고 쫓기는 이의 두뇌싸움, 후반의 정보전 등이 꽤 괜찮았다. 그런 게 또 모험 이야기의 중요한 구성 요소라는 점을 생각하면 잘 만든 모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고. 또한, 돈이나 식량 등 현실적인 고려사항도 빼놓지 않아서 더 꽉 찬 느낌이 들었다. 앞뒤가 안 맞거나 설명이 불충분한 대목이 한두 군데 있어서 아쉽긴 했지만.
스포일러...
또 하나 괜찮았던 점이라면 배경 설정이었다. 판타지 모험물이지만 흔한 서양 판타지를 벗어난 동양적인 배경이 특이하다. 통치 체제, 풍습, 신화, 일상 등 풍부한 설정이 꽤 매력적이다. 그러면서 그 설정을 보는 사람에게 쏟아내지 않고 그게 이야기의 일부와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든 점도 좋은 설정 활용이었다고 본다.
무엇보다 내가 꼽는 이 작품의 최대 강점이라면 인물들의 개성과 사연을 잘 살린 점이다. 그들의 감정과 관계가 변해가는 입체적인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가장 컸다. 빠지는 데 없는 영웅이면서 큰누님 성격과 생명의 가치에 대한 고민이 인간적으로 와닿는 바르사, 황궁에서 벗어나 일반 백성의 삶을 알아가고, 또 그 나이로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시련을 겪으며 성장하는 챠그무, 화려한 데는 없지만 조용한 강인함과 지혜를 보여준 탄다 등 다양한 인물들이 앞으로도 오랜 인상을 남길 것 같다.
결국 어떤 것이든 좋은 이야기란 인물이 극의 원동력이 될 때 나오겠지. 정령의 수호자는 쌓아올린 인물성에 비해 활용은 좀 부족해서 이야기의 경제성은 덜한 느낌이었지만, 나중에 후속 작품이 나오면서 (어둠의 수호자, 꿈의 수호자 등?) 이번 기에 인물의 소소한 이야기에 들인 시간은 더 빛을 발할지 모른다. 그렇다 해도 단일 작품으로서의 완결성은 떨어지고, 이야기 자체는 좀 산만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결론적으로 정령의 수호자는 괜찮게 본 모험 활극이었다. 좋은 설정, 풍부한 인물성 등 가능성은 꽤 있어보였지만 완급 조절의 실패와 완결성 부족 때문에 '괜찮은 모험 활극' 이상은 되지 못한 것 같다. 별점을 준다면 5개 중 3.5개.
tags : 애니메이션
분류없음
2008/05/1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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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인형 바꿔치기 부분은... 그 주술사 할머니가 손썼던 게 아닌가 싶네요. :)
@ 애니.. 연작 나올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바람이죠. 뭐^^ (흐.)
소설이라도 기회되면 구해보고 싶긴 한데 어떠려나요...
예, 코로가이가 한 일인 것도 거의 확실한데 문제는 언제,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믿기 어려운 반전일 수록 납득할 설명이 없으면 불만족스러운 법인데 말이죠.
소설은 미국에서는 영어로 나오는 모양이던데, 우리나라에서도 나오지 않으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