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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29 도메인 복귀 (6)
  2. 2010/01/17 독서 취향 테스트 (6)
  3. 2008/08/15 현실로의 귀환 3일째 (12)

도메인 복귀

후... 도메인 기간이 만료된 것을 모른 채로 시간이 흘러가 버려서 홈피가 먹통이 되었었다. 이전에 등록했던 대행기관 사이트 로그인을 잊어버려서 못 들어가고, 그때 사용했던 이메일은 지금은 아예 망한 거라서 비번 받는 것도 못하고. 그래서 그냥 버텨서 도메인이 파기된 다음에 지금 사용하는 대행기관에서 도메인을 다시 등록했다. 그김에 실명 한글 도메인도 덩달아 등록하고, 이래저래 도메인과 웹호스팅에 돈 잘 나간다 오예~

이전 글들을 보면 그동안 변화가 많아서 그런지 묘하게 낯설다. 외적으로 크게 변한 것은 없는데 내적으로는 훨씬 안정을 찾은 것 같다. 이제는 내가 갈 길, 해야 할 일이 조금씩 보이고 있고, 여전히 노력은 안하고 있는 게 문제이기는 하지만 곧 불이 붙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책도 보고 공부도 하면서 나도 모르는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만들어서 구체적인 실행을 하는 일만 남았다. 으 겁나!

요즘은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피트 런의 '경제학이 숨겨온 6가지 거짓말', 바바라 스미스의 '행복한 이기주의자를 위한 긍정에너지'를 보고 있다. 그 외에 조금씩 건드리고 아직 마치지 못한 책이야 너무 많지.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의 '넛지', 코맥 맥카시의 '더로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아리카와 히로의 '도서관 전쟁', 고경호의 '네 개의 통장', Mortimer J. Adler의 How to Read a Book 등등. (요건 '자유인을 위한 도서관 책읽기'라는 번역 개정판으로 남친에게도 있다. 원판 보고 나면 뺏어서 봐야지~ 나의 무료 무기한 도서관 사랑해♡) 도서관 전쟁과 네 개의 통장은 비교적 가벼우니까 매일 조금씩 봐서 끝내버려야겠고, 나머지는 꾸준히 읽어서 해치워야겠다.

중국어 공부도 요즘 생활의 재미 중 하나다. 중얼중얼 회화하는 거나 한자 써보는 게 참 재밌고, 엄청 서툴고 느리고 자꾸 틀리는 나 자신의 모습도 즐겁다. 영어 좀 잘한다고 으쓱하려고 해도 떠듬떠듬 중국어를 하는 나를 떠올리면 겸손이라는 것의 필요성을 느낀다. (쳇 겸손이라니) 오늘도 중국어 한다 냐하~ 그런데 그 때문에 데이트 가능시간이 줄어든 것 같아서 슬퍼ㅠ.ㅠ

오늘 저녁에는 RPG도 하고, RPG 블로그쪽 글도 다시 올리려고 하고 있다. 마치 봄이 되면서 다시 피어나는 듯한 기분? 생동하는 이 나날의 끝에 어떤 더 큰 변화를 맞이할지, 막연한 불안과 설레임 속에 살아간다.

2011/03/29 14:17 2011/03/29 14:17
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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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 2011/03/2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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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hovamp 2011/04/04 09:13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회사가 차단한 줄 알았[...]

    회사 전산팀의 기술력을 너무 신뢰했었나 보네요. (먼산)

    • 로키 2011/04/15 10:33  수정/삭제

      사실은 내가 뱀프군을 차단했던 것 (??)

  2. 아사히라 2011/04/09 10:44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들어와져서 닫으셨나 싶었더니 아니었군요 ㅋㅋ

    • 로키 2011/04/15 10:34  수정/삭제

      응 그런 사정이 있었지 ㆅ 휴가나왔던 건가!

  3. Asdee 2011/07/29 17:06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동안 안 들어와져서 어느새 복구되었는지도 몰랐네요. 이제야 알았습... ;;;

  4. buy traffic 2011/09/23 18:02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사합니다

독서 취향 테스트

뱀프군네서 보고 해보았다. 해보는 곳은 여기. 잘 맞는 것 같네.

현실적인 품격, "사바나" 독서취향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열대우림 외곽에 위치한 사바나 기후는 독특한 건기가 특징. 수개월간 비 한방울 없이 계속되는 건기 동안 사바나의 생물들은 고통스러운 생존의 분투를 거듭한다. 가뭄과 불에도 죽지 않는 강인한 초지를 기반으로 수많은 야생 동물들이 번성하는 '야생의 천국'인 동시에, 혹독한 적자생존의 장이기도 하다. 이곳은 또한 고대 인류의 원시 문명이 발생한 지역이기도.

건조한, 절제된, 강인한 생명력. 이는 당신의 책 취향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 죽음의 건기를 대비하는:
    죽음의 건기를 대비하는 생물처럼, 치밀한 계획 하에 쓰여진 정교한 책을 선호. 책이란 무릇 간결하고 정확한 내용이어야 함.

  • 대초원 위의 야생동물 같은:
    사바나의 고양이과 육식 동물처럼 유유자적 고상한 취향. 과격하지도, 감정적이지도, 세속적이지도 않은 나름 고상한 선택 기준을 갖고 있음. 아마도 경험이나 교육에 의한 분별력으로 추정됨.

  • 절제된 현실주의:
    멍청한 감상주의, 값싼 온정주의, 상투적 가족주의, 이런 것들로 장사하려는 상업주의를 배격함. 문화적인 보수 성향이 있음. 지나치게 독창적인 책보다는, 절제력과 품격을 갖춘 것을 더 선호함.

당신은 출판시장에서 가장 보기 드문 취향 중 하나입니다. 분명한 취향 기준이 있음에도 워낙 점잖은 탓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당신의 취향은 다음과 같은 작가들에게 끌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움베르트 에코 
로마의 원형 경기장 시절부터, 인류는 줄곧 잔인한 구경거리를 좋아했다. 이런 소름 끼치는 고문에 대한 최초의 묘사 중 하나는 오비디우스에서 발견된다. 여기서 그는 아폴론이 한 음악 경연에서 사티로스인 마르시아스를 패배시킨 후 산 채로 그의 가죽을 벗겼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실러는 소름 끼치는 것에 대한 이 "자연적 성향"을 아주 잘 정의했다. 그리고 시대를 막론하고 처형이 벌어질 때면, 사람들은 그 장면을 구경하려고 항상 흥분해서 달려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만약 오늘날 우리가 스스로를 "문명화"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다만 영화관에서 유혈 낭자한 "스플래터" 영화를 우리에게 제공해 주기 때문일 텐데, 그 영화가 허구로서 제시되는 이상 관객들의 양심이 흔들릴 일은 없는 것이다.
- 추의 역사 中

김승옥
'바다가 가까이 있으니 항구로 발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럴 조건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심(水深)이 얕은데다가 그런 얕은 바다를 몇 백 리나 밖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수평선이 보이는 진짜 바다다운 바다가 나오는 곳이니까요.'
'그럼 역시 농촌이군요.'
'그렇지만 이렇다 할 평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그 오륙만이 되는 인구가 어떻게들 살아가나요?'
'그러니까 그럭저럭 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닙니까?'
그들은 점잖게 소리내어 웃었다
- 무진기행 中

J.D. 샐린저
"나는 특히 목사라는 인간들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내가 다닌 학교에는 모두 목사가 잇었는데 모두들 설교를 할 때마다 억지로 꾸민 거룩한 목소리를 냈다. 나는 그것이 역겨웠다. 그들은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내면 품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억지 소리를 내는 것이 더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는 모양이었다. 또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설교가 모두 거짓으로 들린다는 것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 호밀밭의 파수꾼 中

2010/01/17 12:33 2010/01/17 12:33
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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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10/01/17 20:22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사바나인데!

    • 로키 2010/01/18 17:27  수정/삭제

      사바나쟁이! 얼마 없는 취향이라는데 겹쳤네^^

  2. Sihaya 2010/01/19 19:43  수정/삭제  댓글쓰기

    뭔가...
    어마어마하게 안 맞는 결과가 나와서 패스. -_-

  3. Asdee 2010/01/20 23:37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 저도 사바나라든지 툰드라 취향이 멋져보였는데 말임다. ㅎㅎㅎ
    뭐, 모모 군과 같은 사막 취향이라도 괜찮아... 공돌이는 하드보일드....;;

    • 로키 2010/01/22 21:36  수정/삭제

      이과생끼리 사막에서 잘 놀길(..)

현실로의 귀환 3일째

귀국하면서 나는 다시 현실 속의 사람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가족 없는 유학생으로서 맥락도, 관계도 없이 그 사회 속에 부유 (浮流)했다면 이제는 나를 묶고 지탱하는 모든 관계의 망 속으로 돌아온 느낌. 사회의 일원으로서 권리를 누리고 의무를 진다는 것은 한편 마음이 무거운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 내 삶을 재개했다는 느낌도 든다. 부담감과 행복감, 구속감과 소속감 모두. 그 모든 것이 없이 나는 완전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귀국과 함께 나는 다시 완전해졌다.

1. 방문

엄마 묘지를 아빠와 함께 찾아갔다. 아주 한적하고 경치 좋은 곳. 더 날 눈물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절하면서 좀 눈물이 나긴 나더라. 귀국을 불안해하고 있었던 건 확인하기 싫은 것을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도 있었겠지. 하지만 마음은 가볍다. 보고 싶은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심한 고통은 아니니까. 난 잘 견뎌왔고, 앞으로도 괜찮을 거다.

오는 길에는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냉면을 먹었다. 내가 냉면값 내니까 아빠가 너한테 얻어먹은 게 이게 평생 처음 아니냐고 좋아하시데. 그리고 나서는 너 돈 없으면 안 된다고 집에 들어와서 밥값의 두 배가 넘는 돈을 받았다. 하여튼 부모란 밑지는 장사야..ㅡㅡ;;

2. 독서

요즘 독서생활에는 꽤 만족하고 있다. 소설 하나, 정치서적 하나를 틈날 때마다 읽고 있는데, 소설은 승한군이 준 온라인 서점 상품권으로 산 China Mieville의 Perdido Street Station, 정치서적은 미국 정치의 세대교체와 변혁을 다룬 Millennial Makeover이다.

영국 작가인 차이나 미에빌 (China Mieville)의 '페르디도 거리 기차역'은 후속편인 The Scar를 보려고 먼저 보기 시작했는데, 정말로 재밌게 빠져들고 있어서 이쪽을 먼저 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The Scar는 더 훌륭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인데 그렇다면 그쪽은 얼마나 멋질지 생각만 해도 전율스러울 정도. 미에빌의 대담한 상상력과 수려하고 기발한 문장에는 정말이지 혀를 내두르고 있다.

'페르디도 거리 기차역'은 마치 5개의 기찻길의 교차점에 있는 페르디도 거리 역 자체처럼 다양한 장르와 영향의 경계선에 서있다. 우주 여행이 되는 배경이라는 점에서는 공상과학, 몸을 개조해버리는 잔혹한 형벌이나 (7척짜리 노동용 기계에 예쁜 여자 머리, 공범에 대한 증언을 거부한 벌로 입이 없어진 좀도둑 등) 도시의 더럽고 남루한 정경, 과학과 마법이 공존하는 배경은 스팀펑크, 벌레 머리 케프리, 조인(鳥人)족 가루다, 선인장 인간, 박쥐 날개로 날아다니는 위어맨 등 환상적인 이종족은 판타지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페르디도 거리 기차역'은 '장르 문학'에서 '장르'를 떼어버려도 되는 뛰어난 문학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의 동기와 감정 표현은 생동감이 넘치고, 놀랍도록 창의적인 배경은 그저 과시용이 아니라 인물과 주제의식의 초점을 맞추고 확대하는 정교한 상징체계이기도 하다. 두 강의 교차점에 불길하게 웅크린 뉴 코르부존, 산업 지구와 주거 지구, 부유한 저택가와 슬럼이 마구 뒤섞인 건축, 곤충머리 여인의 가냘픈 인간 목이 벌레의 부드러운 아랫배로 변하는 경계의 그 미묘함, 그리고 다섯 기찻길의 교차점에 선 페르디도 거리 기차역. '과도 (過渡). 존재가 다른 것이 되는 지점. 그것이 당신을, 이 도시를, 세계를 형성하는 힘이오.'

'페르디도 거리 기차역'은, 그리고 차이나 미에빌의 글은 취해버릴 것 같은 사유와 감각의 향연이다. 너무 빨리 끝나버리지 않게, 그리고 천천히, 충분히 소화할 수 있게 한 장(章)씩 천천히 읽고 있다. 장르 문학을 한동안 포기하고 있었던 요즘, 미에빌은 어슐라 르귄 할머니 이후 그쪽 분야에서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작가이다.

Millennial Makeover는 번역하자면 '천년세대의 반란' 정도가 될까. 세대론을 정치에 적용한 이 책의 중심 주제는 미국에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통신 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정치적 변혁의 물길이 밀어닥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사에는 약 40년 주기로 정치적 재형성기가 있는데, 그 시대의 주도권을 잡은 세대의 특징에 따라 이후 40년 정치사의 성격은 이상주의적 혹은 시민적이라고 한다.

미국 정치사의 지난 40년을 두 작가는 이상주의적 정치기로 분류한다. 이상주의적 시대에는 유권자는 자신의 개인적 도덕성을 정치적 결정의 지표로 삼으므로 낙태, 동성애, 인종, 종교 등이 중요한 선거 사안으로 떠오른다. 실제로 닉슨 이후로 지난 40년 동안 공화당은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사회적 이슈를 이용해 유권자를 분열시켜서 정권을 잡아왔다. 사실상 동성 결혼에 대한 국민투표였던 2004년의 대선이 그 예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권자 분열은 이제 약발이 떨어질 것이라고 작가들은 예측한다. 그건 앞으로 약 40년 동안 미국 정치를 주도할 천년세대 (Millennials, 작가들의 구분으로는 1983년~2003년 사이에 출생한 젊은이들)는 이상을 두고 갈등하고 충돌하는 이상주의적 세대가 아닌, 이념적 구분을 넘어 당면한 위기를 해결하고 잘 사는 사회를 만들려는 시민적 세대여서 그렇다.

이제 하루가 다르게 유권자층으로 들어오고 있는 천년세대는 미국 역사 속의 세대 중 가장 수가 많으며 (이전 세대인 X 세대보다 2배 이상 많다), 가장 인종적, 문화적으로 다양하다. 동성애나 남녀평등, 인종적 다양성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이들에게 유권자 분열 수법은 이전 세대에게처럼 먹히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은 집단적 성향이 강해서 평등 지향적 정책에 대해 긍정적이며, 국가에 대해 냉소적인 이상주의적 세대와는 달리 국가가 시민 생활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특징과 결합해 이들 천년세대가 자유롭게 다루는 인터넷을 비롯한 통신기술로 인한 정치적 과정의 변혁은 이미 미국 선거의 모습을 빠르게 바꾸고 있으며, 앞으로 그 변화는 미국 정치를 완전히 바꾸어놓을 것이라고 작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전처럼 엄청난 돈을 들여 TV 광고를 뿌리는 전략은 한결 효과가 덜할 것이고, 훨씬 사용자 지향적이고 상명하달식 통제가 적은 관계망과 그에서 파생하는 모금과 참여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그 전조는 이미 민주당이 상하원의 다수를 회복한 2006년 총선과 인터넷을 선거에 전에 없이 활용하고 천년세대의 입맛에 딱 맞춘 정견을 선보인 오바마의 민주당 경선 승리에서 드러났으며, 2008년 대선부터는 그 변화가 완전히 자리잡을 것이라고 한다.

나로서는 작가들이 얘기하는 천년세대의 정신에 많이 공감하기도 하고, 지긋지긋했던 지난 40년의 공화당 지배가 좀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천년세대의 대체적인 특징이 그렇다고 해서 그 세대에 속한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라고 작가들도 주의는 하고 있지만, 세대별로 상당한 양의 통계정보를 제공해서 그 세대 내지 시대의 정신이라는 건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진취적이며 진보적인, 어떻게 보면 미국의 가장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천년세대, 그들이 만들어갈 미국의 모습을 나는 기대하고 있다.

3. 산행

오후의 열기가 식을 때쯤에 뒷산에 갔다. 여름의 산에서는 녹색 냄새가 난다. 벌레와 새울음소리 속을 걸어가며 진정 돌아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내 영혼의 일부는 언제나 그 신록의 한가운데 있겠지. 먹고 교미하고 죽이고 죽는 생명의 거대한 노래의 일부가 되어.

4. 양궁

산에 갔다 오는데 아파트 단지가 환호성으로 들썩들썩하길래 올림픽 경기 중계하는구나 싶었다. 서둘러 들어와 텔레비전을 켰다. 설마 금메달을 놓칠 줄은 몰랐는데, 중국 선수가 정말 잘하긴 잘하더라. 장 주안주안은 앞으로도 주목해야 할 선수이다. 박성현이 좀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기도 했지만. 저렇게 잘하는 선수한테 지는 건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두 선수에게 박수를 쳐주었다. 맨날 1등하면 무슨 재미겠는가, 2등도 해봤으니 더욱 한국 양궁과 선수들이 발전하기를.

은메달 땄다고 악플 다는 찌질이들은 은메달이 무슨 옆집 강아지 이름인 줄 알고 있어. 니들이 나가서 은메달 따와라, 이것들아. ㅡㅡ++++ 남의 나라 선수가 100% 집중해야 하는 순간에 호루라기 부는 몰상식한 관중과 동급인 것들 같으니.

5. 게임

저녁에는 티츄가 아주 재밌었다. 귀국 기념으로 서버를 개장했는데 그게 그렇게 허무하게 크래쉬할 줄이야..ㅠㅠ 다시 연 달빛서버는 잘 돼서 (필리핀제보다 못하다니 쳇쳇쳇) 후회없는 승부를 치렀다. 석한군하고는 확실히 손발이 잘 맞는 듯. 카드운이 우리쪽에 따르기도 했고 (나만 해도 Q폭탄에 몇 판 연속으로 용, 봉, 에이스를 쥐었으니), 플레이도 순조롭게 풀려서 꽤 큰 점수차로 이겼다. 물론 설욕전은 언제든지! 어차피 실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돌고 도는 게 티츄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오는 길에 비행기에서 한 컴퓨터 블랙잭도 꽤 재밌었다. 블랙잭이 어떻게 하는 건지 몰랐는데 간단하면서도 꽤 묘미가 있는 게임이더군. 하지만 역시 결론은 일반인으로서는 돈을 안 잃을 길은 없다는 것. 게임의 구조상 우연이 많이 작용하므로 돈을 계속해서 따기는 정말이지 어렵다. 그냥 적당히 땄을 때 욕심부리지 말고 끊고, 그럴 자신이 없으면 안하는 게 남는 장사라는 게 도박의 진실이다. 물론 돈 안 걸고 (내지는 가짜돈 걸고) 재미로 하기는 매우 괜찮은 게임.

6. 분노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데 하물며 사람이야. 부당한 취급에 따른 분노는 발산하지 않고 참는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새어 나오고 또 안으로 삭아들어서 사람의 자신감과 마음을, 때로는 건강을 좀먹고, 억누르다 보면 걷잡을 수도, 돌이킬 수도 없이 뻥 터져버리기도 한다. 그걸 알면서 남이 그런 취급을 참는 것을 지켜보는 건 정말로 화나는 일이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그것도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가족을 미워하는 것도 기분좋은 일은 아니고.

그리고 또 가해자는 어떨까. 자기 주장을 못하고 감정적으로 취약한 사람이 곁에 있으면 이용해서 이득을 보고 싶다는 강한 유혹이 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근본적으로 이기적이니까. 그런 틈을 열어줘서 가해자를 양산하는 것은 그 가해자의 영혼 또한 좀먹는다. 남에게 부당하게 대하는 만큼 자신의 영혼도 침식당하고, 자신이 하는 짓을 정당화해야 하는 만큼 마음은 작고 비루해지니까. (여기는 승한군이 말한 '거짓말의 진화'에 나온 자기정당화의 심리학을 적용할 수 있겠군) 그래서 날 이용해봐~ 하고 유혹하는 것은 가해자 내지는 잠재적 가해자에게도 못할 짓이다.

결국 크든 작든 불의 (이 경우는 일상의 작은 잔인함)의 부작용은 어느 한 사람이 참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 취급을 당하는 사람 자신의 분노, 그 사실을 알게 되는 타인의 분노 등 불의는 어떤 식으로든 계속해서 부정적인 파장을 낸다. 해결책은 불의를 참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부당함의 근본을 해결하는 것이다. 참는다고 없어지지 않으니까. 그 잘못의 모든 것을 자신이 내면화하고 끝날 일이 아니니까. 참는 것 자체가 그 부당한 취급의 용인이며, 자신과 타인에 대한 또 다른 불의이기에.
2008/08/15 07:09 2008/08/15 07:09
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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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 2008/08/1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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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hovamp 2008/08/15 07:23  수정/삭제  댓글쓰기

    티츄가 재미있으셨다니, 그것 다행이네요 +_+

  2. Sihaya 2008/08/15 16:57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는 소설 정보를 보고 주워갑니다~~ ㅇㅅㅇ/

    • 로키 2008/08/16 06:58  수정/삭제

      배경이 멋져서 RPG를 해보고 싶을 정도더라고요.^^

  3. 종횡무진 2008/08/15 17:53  수정/삭제  댓글쓰기

    로키님 웰컴투 코리아 ㅋㅋㅋㅋ
    이제 발차기 날릴 준비는 충분히 되셨죠!^^

    • 로키 2008/08/16 06:58  수정/삭제

      감사합니다..ㅋㅋ 노력해 보죠(..)

  4. Asdee 2008/08/16 20:21  수정/삭제  댓글쓰기

    SF에 스팀펑크, 환타지라니 정말 재미있겠는데요. 언제 한번 읽어봤으면 하네요. :)

  5. 비밀방문자 2008/08/21 09:59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6. 비밀방문자 2008/08/19 06:28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로키 2008/08/20 07:12  수정/삭제

      오옷! 반갑다. 연락할게^^

  7. 아고라 2009/01/28 11:41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저는 도서출판 아고라라는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저희가 로키 님이 읽으셨던 <PERDIDO STREET STATION>을 출간하려고 준비 중인데요. 책에 대해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여기 오게 되었어요. PSS를 영문본으로 읽으신 모양인데, 정말 반가웠습니다. ^^ 로키 님의 글을 저희 블로그(http://blog.naver.com/agorabook)에 살짝 인용했는데 괜찮으실까요? 만약 기분이 나쁘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얼른 삭제하겠습니다. 그리고 차이나 미에빌의 작품들 여러 권을 저희가 출간하려고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 로키 2009/01/29 13:23  수정/삭제

      와~ 미에빌 작품을 국내 출간하신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인용은 출처만 밝혀주시면 얼마든지 괜찮아요. 오히려 영광이죠.^^ 차이나 미에빌 작품은 양도 방대하고 글도 밀도가 있어서 쉽지 않은 작업일 텐데 멋진 책 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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