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20 13:13 로키 TAG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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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서 쓰느라 이전에 썼던 논문을 다시 정리했다. 작년 12월에 쓴 게 지금 보니까 창피할 정도로 허점투성이인 것은 나름 긍정적인 신호라고 봐. 똑같다면 그때 이후 발전이 없었다는 뜻일 테니까. 그때 당시도 문헌 조사로만 쓰기에는 좀 범위가 큰 주제이고 문헌 조사 자체도 좀 부족했다고 생각했지만 (무엇보다 한 학기로는 시간이 부족했어! ;ㅁ;), 이제는 그에 더해 이론적 분석에도 허점이 보이니까.
반면 작년 6월에 쓴 법철학 논문은 지금 봐도 그럭저럭 만족스럽다는 것은 나름 재미있는 대조. 그건 그래도 괜찮게 써서 그런 걸까, 아니면 그때 이후 분쟁 이론과는 달리 법철학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일까. 문헌 조사만으로 할 수 있는 내용이었고 (사실 법철학에 문헌 말고는 써먹을 게 없..) 문헌 조사도 대체로 충분했다고 느꼈는지라 더 그럴지도.
그래서 법철학 논문 쪽은 여름 동안 좀 다듬어서 출판해보고 싶다. 탐색전으로 법철학 학술지를 훑어보다가 조셉 피니스나 내가 들은 그 법철학 강의 교수 이름 따위를 발견하고는 뜨악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내가 법철학을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대학 은사님 말씀을 생각하면 시도는 해봐야지 어쩌겠어..ㅠ_ㅠ (아니 선생님 제가 어딜 봐서 철학적이라고..)
어쨌든 선생님의 그 말씀을 들은 후 내 글이 실린 법철학 학술지를 짜안 하고 선물해드리는 게 꿈이라면 꿈이 되었다. 뭐, 이번에 안 되면 귀국 후 다른 논문으로 도전할 수도 있겠지. (받아라! 피눈물에 젖은 논문!!) 특히 드워킨의 원칙법론을 나름 논파해본 부분은 따로 떼어서 논문을 써볼까도 생각하고 있다. 최종 학기에 쓴 두 짧은 글은 아직 스스로 평가해볼 만큼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소재의 시사성 때문에 좀 다듬으면 받아줄 학술지가 있지 않나 싶고.
썼던 글들을 되돌아보니 당시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내 관심사의 변천이 보이는 점도 재미있었다. 생각해 보면 국제법 수업을 이것저것 듣다가 국제법도 법이냐는 흔한 냉소에 울컥(..)해서 국제법의 법적 성질을 주장하는 글을 썼던 것 같고, 쓰면서 국제법은 결국 국가 간의 합의 문제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었다.
그 결과 마침 그때 대안 분쟁 해결 이론을 공부하기 시작한 걸 살려서 6자회담을 분쟁 해결 이론으로 분석해 보았고, 이론을 한 학기 더 공부한 후에 다르푸르 분쟁을 끝내려는 시도였던 아부쟈 회담의 실패를 다루게 되었다. 학부 전공을 살려서 한국의 외국 중재 집행 판례를 다룬 글은 좀 편하게 가자는 생각이긴 했지만, 나름 뉴욕협약과 국내법의 관계를 다루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겠지? (아하하) 결국 내린 결론은 국제상사중재는 정말 재미가 없다는 것. (털썩)
내가 학교에 있으면서 뭘 했는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몇 번 했지만, 쓴 글들을 보다 보니 뭔가 하긴 해냈다는 생각은 든다. 놀 궁리하고, 스트레스 받고, 때로 감정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아득바득 뭔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는 했구나. 아직 형편없이 부족하고 설익지만, 어쨌든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잖아? 이제 시작일 뿐이니까.
부족한 대로, 힘든 대로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언젠가 돌아보았을 때 꽤 멀리 온 것을 느낄 거라고 생각해. 얼마나 멀리 갈지는 알 수 없지만, 계속 앞으로 걸어가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어. 그건 살아있는 한 결코 멈출 수 없는 과정이니까.
덧: 쓰다 보니 내가 이를 가는 7막 7장틱한 소리가 되지 않았나도..(..) 유학 좀 했다고 잘난 척하는 건 정말 질색인데 말야.
2008/05/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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