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말야

'그 드레스는 좀 낀다' 소리를 솔직하게 해주는 남자가 어디 흔하겠어? 말하고 나서 얻어맞기는 해도 말이지. (...)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어깨동무를 하고 서울시내를 누비고, 불꽃놀이를 보고, 옷을 산다. 주변에 봐도 온통 비슷한 포즈의 사람들. 그저 흔해빠진 그런 이야기, 하나하나 소중한 사람 사는 이야기. 그런 평범한 이야기들을 평화롭게 지켜주고 싶어서 내 분야에 끌렸지만, 나에게도 그런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고독한 수퍼히어로? (...))

그러면서도 가슴 한켠에 불안은 완전히 가시지 않아. 난 그저 기댈 '누군가가,' 사람의 온기가 필요했던 건 아닐까. 물론 같이 있으면 즐겁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시작하지도 않았겠지. 그래도 이 순간들은, 이 마음은 불꽃놀이의 화려함만큼이나 짧고 덧없는 건 아닐까.

이전에는 너에게 상처를 줄까봐 두려웠는데 이젠 내가 상처받을까봐 두려워. 그리고 내가 당신을 배신할까봐, 그런 나를 용서하지 못할까봐.

뭔가를 시작할 때마다 상실을 두려워하는 것은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습관이다. 그래서 나에게 고통은 행복의 증거, 그리고 행복은 불안의 칼날 위에서 추는 춤.

그 칼날을 치워버려도 괜찮을까. 내일 무엇이 오든 오늘을 즐기는 건 단순히 권리가 아닌 의무일 수도 있을까. 늘 조금씩 아픔으로써 나중에 올 큰 고통을 대비한다고 생각했지만, 어차피 면역은 되지 않을지도 몰라. 그냥 쓸데없이 미리 고통스러워하는 걸지도.

생각해보면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기는 아주 쉽다. 그 불안에 근거해 생산적으로 대비하는 것은 조금 더 노력이 들지. 하지만 정말로 노력이 드는 것은 내일 무엇이 올지 모르면서도 행복하고 평안해하는 것, 그러면서도 현명하게 대비하고 대처하는 것.

그 가장 어려운 단계로 올라갈 수 있을까. 조금 더 노력해서, 늘 발전하면서도 평온하고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은 좀 줄이고, 더 행복해하고 더 즐거워하고 더 행동하고. 그러고 싶다.

미래를 너무 멀리 내다보고 싶지는 않아. 미래를 알기는 더더욱 싫어. 그저 오늘,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누릴 수 있는 만큼의 행복을. 그렇게 살고 싶다.
2008/10/04 23:30 2008/10/04 23:30
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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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08/10/05 02:10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로키 2008/10/05 12:12  수정/삭제

      아냐아냐..ㅋㅋ 솔직하게 얘기해서 고마웠는걸. 그저 맞을 각오만 해두면 됨 (?)

      가족 외에도 무조건 내 행복을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몰라. 나도 마찬가지로 당신이 행복을 바라지만, 당신 마음에는 미치지 않는 것 같아서 부끄러울 뿐. 하여튼 내가 인복은 있다니까.

      어제 나도 즐거웠어~^^ 또 보자, 친구!

  2. lhovamp 2008/10/05 10:11  수정/삭제  댓글쓰기

    첫줄의 압박. [...]

    아니,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는 남자가 실존했단 말입니까!

    • 로키 2008/10/05 12:11  수정/삭제

      그랬지! 석한군도 해봐, 재밌어 (??)

  3. 비밀방문자 2008/10/05 17:49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로키 2008/10/06 21:50  수정/삭제

      재밌게 읽었다니 고마워..ㅋㅋ 문자는 18일 얘기 맞아. 답 늦게 해서 미안. 전화하려고 했는데 자꾸만 아, 지금은 근무중이겠구나 해서 미루다 보니;; 나도 걔한테 전화나 문자해봐야겠다, 서울이랑 대전 왔다갔다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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