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너 도착

어제는 대학 선배와 점심 약속이 있어서 맛있게 먹고, 서점에서 책 구경 좀 하다 오후 늦게 들어와 보니 이전에 주문한 플래너 바인더, 바인더에 맞는 종이 펀치와 책갈피, 달력과 주소 속지가 도착해 있었다. 기다리던 주문이었던지라 당장 방으로 가지고 올라와 만지작거리기 시작.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른쪽은 사이트에 나온 제품 사진인데, 실제 제품 색은 저것보다 진해서 적갈색에 가깝다. 그편이 점잖은 느낌이라  더 마음에 든다, 장식이나 무늬 없는 단순한 디자인, 짙은 색에 또렷이 드러나는 하얀 바늘땀이 예쁘다. 가로 10.5, 세로 16.5cm쯤 되는 '포켓' 크기고 (진짜로 바지주머니에 들어갈 리는 없다), 종이 규격은 가로 8.9, 세로 15.3cm.

바인더와 딸려온 제품을 좀 정리해본 후에는 바인더를 산 이유인 GTD (Getting Things Done) 속지를 인쇄해서 펀치로 구멍을 뚫어서 넣었다. 원래 표준형 플래너용 속지여서 A4 한 장에 둘씩 인쇄해 반으로 잘라 쓰게 되어 있는데, 포켓 규격에 맞추느라 A4한 장에 2쪽씩 양면 인쇄해서 양옆 여백을 잘라내고 4등분하니 그럭저럭 쓸만하다. 자른 면이라든지 크기가 좀 들쑥날쑥해서 어설프기는 하지만 그래도 뿌듯.

구해놓고 사용을 시작하니 꽤 좋다. 할 일을 적어놓고 나니 뱀프군이 말했듯이 일단 마음이 확 편해진다. 기억하느라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어지거든. 또한, 그동안 책상이 어지러웠던 이유가 할 일을 잊어버릴까봐 청구서나 메모 등을 올려놓아서였는데, 일단 플래너에 적어놓고 나자 그런 불안이 없어져서 책상을 싹 정리했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걸리적거리는 게 없으니 너무 좋다..;ㅁ;

좀 거하게 지르긴 했지만 플래너가 마음에 들어서 자꾸 만지작거리고 들여다보게 되는 걸 보니 확실히 그럴 만한 가치는 있다. 자, 비싸게 샀으니 이제 사용기간은 기본 10년이다..(..) 오래 쓰면서 좀 더 편하게, 효율적으로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2008/06/22 21:25 2008/06/22 21:25
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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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 2008/06/2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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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ihaya 2008/06/23 11:31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편하긴 한데 부작용이 있다면...
    저 같은 경우 회사 일 하다가 PDA가 고장이라도 나면 다들 학을 뗍니다.
    '제발 기억 장치 좀 고치세요!!!'
    '....나의 뇌의 절반이 사라졌어...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
    잊어버리면 치명적이에요. 조심하세요~ ;ㅁ;

    • 로키 2008/06/23 13:00  수정/삭제

      아무래도 뇌의 연장선이 되고 또 그게 목적인 만큼 없어지면 정말 치명적이겠군요..; 그나마 수첩은 고장은 나지 않아서 다행인 듯도..(..)

  2. lhovamp 2008/06/23 15:23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에 시하야님 말씀도 있지만서도. 저도 팜 없으면 그야말로 눈뜬 장님, 아무것도 못 합니다. (...) 예전에 수제 플래너를 쓰던 기억을 떠올려 보면, 그 때도 집에 두고나가기라도 하면 그야말로 치명적이었죠. 약속을 잊고 집에 돌아오거나, 더블 부킹 같은 치명타가... (흑흑)

    아무튼 일정관리의 세계에 잘 오셨습니다. +_+ 비싸게 사셨으니 20년은 쓰셔야죠!

    • 로키 2008/06/24 06:55  수정/삭제

      역시 두고 나가면 안 되는 거로군..(후덜후덜) 나도 한둘씩 두고나가는 물건이 있어서 문고리에 목록을 걸어둘까 해. '지갑' '열쇠' '핸드폰' '수첩' 하는 식으로. 거기다 안전 수칙으로 '다리미' '가스밸브' 등도 괜찮을 것 같군. (이전엔 다리미를 켠 채로 이틀 꽂아둔 걸 깨닫고 경악했..)

      확실히 비싼 물건 좋은 게 오래 쓸 수 있다는 점. 아무래도 내구도가 있으니.. 그래서 난 싼 물건 사기보다는 정말 확실히 이거다 싶은 물건을 크게 지르고 두고두고 쓰는 편을 선호하지. 마음에 드는 물건이라 기분도 좋고, 오래 쓰니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싸게 먹히고.

  3. Wishsong 2008/06/23 17:44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와 같은 증상, 즉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디지털 치매"라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병인 것은 아니고, 집중력과 관심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 로키 2008/06/24 06:57  수정/삭제

      아무래도 저런 기록과 정리를 하는 목적 자체가 기억하는 기력과 시간을 다른 데로 돌리는 게 목적이니까, 어떻게 보면 필연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순작용일지도. 왠지 심장을 몸 밖으로 꺼내 먼 곳에 감추어놓은 괴물 얘기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덕분에 몸을 죽여도 죽지 않게 되었지만 대신 심장이 일단 발각당하자 단박에..(..)

  4. 종횡무진 2008/06/25 21:13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다이어리를 잘 활용하시는 분들이 부러워요.
    왜냐면 전 굴어다니는 다이어리가 넘치는데, 정리하는게 귀찮해서 그냥 두고두고 모셔둔 다이어리가 많답니다ㅡ.ㅡ;;

    • 로키 2008/06/26 12:23  수정/삭제

      저도 안 쓰고 버린 수첩 엄청 많은데, 무엇이 필요한지 차분히 생각해서 장만하니 더 효용이 생긴 것 같아요. 원하는 속지를 넣을 수 있고 해가 바뀌어도 계속 쓸 수 있는 바인더, 자꾸 펼쳐보고 싶은 예쁜 제품, 펜 없어서 기록 못하는 일 없게 펜고리가 있는 것 하는 식으로요.

      종횡님도 마찬가지로 돈이 좀 들어도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구입하시면 활용하시기가 좀 더 좋을지도요. 예를 들어 수동으로 정리하기 귀찮으시면 PDA를 장만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고, 수첩이 안 예뻐서 쓰기 싫다면 큰맘먹고 비싸고 좋은 제품을 사실 수도 있겠죠. 크게 지르면 돈 아까워서라도 쓰게 되는 효과도 있고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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