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르트 하나

오늘은 오전에 모의 주관식 시험이 있는 날이었는데 좀 늦게 일어났다. 내일 모의 객관식 시험이 9시 반에 시작하는 걸 오늘 시험이 9시 반에 시작하는 걸로 착각해서 8시 반까지 안 나가고 있다가 뒤늦게 안내문을 보고 평소처럼 9시에 시작한다는 진실(..)을 깨달았다.

달려나가면서 냉장고를 확 열자 보이는 건 떠먹는 요구르트 두 개뿐. 일단 하나 집어들고 부엌 카운터에 뒹구는 플라스틱 스푼을 다른 손에 들고 무작정 달렸다. 요구르트를 먹으며 지하철 역으로 달려가 정신없이 지하철 타고 9시 1분경 강의실에 도착, 그리고 3시간 동안 시험을 보았다.

끝나고 나니 배는 꽤 고팠지만 지갑을 집에 두고 나왔고 (가방에 없는 건 아침에 진작 깨달았지만 찾을 시간이 없어서 지하철 카드 있는 것만 확인하고 나왔다), 시험 때문에 들고 나온 책을 무겁게 도로 집으로 들고 가고 싶진 않았다. 결국 2시간 더 공부하고 책은 락커에 넣어둔 후 귀가.

3시에 집에 도착해서 지갑은 확보했지만 돈을 먹을 수는 없는 법이고, 어제 저녁에도 배 안 고프다고 요구르트만 먹은 참이라 세 끼 연속 요구르트를 먹기는 차마 양심상..(..) 마침 소포 부칠 것이 있고 우체국 옆 기차역에 샌드위치 가게가 있는지라 우체국 가서 소포 부치고 샌드위치를 사왔다. 결국 거의 4시 다 돼서 점심이라고 먹은 데다 배가 고파서 과식. 그런데 샌드위치와 함께 가져올 수 있는 사과는 깜박 잊고 안 들고 왔다! 내 파란 사과! 억울해!! ㅠㅠㅠㅠㅠ

점심을 너무 늦게, 많이 먹었더니 이제는 배불러서 움직이기 싫어. (데굴) 그래서 오늘 저녁은 샌드위치와 같이 사왔다가 배불러서 못 먹은 사과 크르와상 (풋사과와 함께 마이 푸레셔스♡), 그리고 하나 남은 요구르트일 듯. 과식하고 배불러서 이후 몇 끼를 줄이는 건 돌아가신 엄마 버릇이기도 했는데, 나도 닮는 걸까. 작은 것에서 갑자기 확 끼쳐오는 그리움.

오늘 깨달은 것들:
1. 요구르트 하나를 연료로 생각보다 꽤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다.
2. 하지만 권장할 짓은 못 된다.
3. 음식이 적당히 찬 냉장고란 좋은 거다. 장을 보자!
4. 덜렁거리는 것도 좀 작작 해라(...)
2008/07/03 08:40 2008/07/03 08:40
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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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Xenosia 2008/07/03 09:04  수정/삭제  댓글쓰기

    ..냉장고에 식물이 자라고 있는겁니까 [퍽]

    • 로키 2008/07/03 09:35  수정/삭제

      식물은 치웠어요 왜이러3 장을 안 봤을 뿐(..)

  2. Wishsong 2008/07/03 11:35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집 냉장고에는 뭔가 많은데, 정작 먹을 수 있는 건 안보여(흑흑). 순간접착제라든지, 뭔가 이상한 약이라든지, 고추장, 된장 같은 것이라든지(...)

    • 로키 2008/07/03 20:18  수정/삭제

      순간접착제는 왜 냉장고에 있는 걸까(..)

    • Wishsong 2008/07/03 21:56  수정/삭제

      아아니, 순간접착제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냉장고에 넣는 건 상식이야!

  3. Asdee 2008/07/03 12:51  수정/삭제  댓글쓰기

    헤헤, 무슨 요구르트인지 모르겠지만 대단하군요. (제겐 요구르트는 오직 후식일뿐;)

    Wishsong/ 순간접착제라든지... _(__)_

    • 로키 2008/07/03 20:19  수정/삭제

      그냥 보통 떠먹는 요구르트에요. 편의점에서 파는.. 양심상 뭔가 먹긴 먹어야겠는데 먹기 싫을 때는 식사 대용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런 일은 가급적 자제해야겠지만요.

  4. 비밀방문자 2008/07/04 20:56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로키 2008/07/04 21:51  수정/삭제

      그랬었구나..ㅠㅠ 너희도 얼마나 고민했겠니. 유학 간 사람에게 안 알리는 건 전례도 나름 있는 모양이더라. 그래도 이제 기운 차렸으니까 염려마.^-^ 너도 시험 치고 하면서 얼마나 힘들었어? 나도 힘이 되어줬으면 좋았을 텐데. 나 8월에 들어가니까 그때 봐. 피차 힘내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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