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처음부터 내것이 아니었으니 잃어버린 것도 없지. 내것이 될 수 있었더라도 원하기나 했을까. 처음부터 이유도, 마음도 뒤틀려 있었잖아. 이루어졌더라면 바로 독이 되었을 이기적인 욕망.
미안, 앙게르보다. 난 결국 널 만족시키지 못할 거야. 상처를 무릅쓰기엔 난 너무 신중하고 현명하고, 근본적으로 겁쟁이거든. 남이 내 마음을 손에 쥐는 권력을 허용할 수 없기에 혼자 나는 게 편해.
대신 나만은 언제까지나 널 사랑스러워한다는 사실에 만족해줄 수 있을까, 앙게르보다. 남들 눈에는 연애 한 번 못하는 여자가 보여도, 너와 내가 숨바꼭질하는 아이처럼 웅크린 이 안에는 수많은 색채와 빛과 그림자의 아름다움이 있으니까.
그게 네게 해줄 수 있는 전부인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네 이가심과 허영에 제물이 필요하다면 내가 있어. 네 본성을 정확히 알기에 실망도 하지 않고, 상처도 없고, 환멸에 몸서리치며 떠나가지도 않을 내가. 치장 없이 벌거벗은 얼굴을 보아도 버릴 수 없어. 내가 본 네 초상은 거울이었으니까.
미안, 앙게르보다. 난 결국 널 만족시키지 못할 거야. 상처를 무릅쓰기엔 난 너무 신중하고 현명하고, 근본적으로 겁쟁이거든. 남이 내 마음을 손에 쥐는 권력을 허용할 수 없기에 혼자 나는 게 편해.
대신 나만은 언제까지나 널 사랑스러워한다는 사실에 만족해줄 수 있을까, 앙게르보다. 남들 눈에는 연애 한 번 못하는 여자가 보여도, 너와 내가 숨바꼭질하는 아이처럼 웅크린 이 안에는 수많은 색채와 빛과 그림자의 아름다움이 있으니까.
그게 네게 해줄 수 있는 전부인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네 이가심과 허영에 제물이 필요하다면 내가 있어. 네 본성을 정확히 알기에 실망도 하지 않고, 상처도 없고, 환멸에 몸서리치며 떠나가지도 않을 내가. 치장 없이 벌거벗은 얼굴을 보아도 버릴 수 없어. 내가 본 네 초상은 거울이었으니까.
tags :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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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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