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를 바꾸어보았더니

6개월 정도 대안 생리제품을 사용해본 결과 느낀 몇 가지.

1. 생리통이 줄었다. 남들이 그랬다는 얘기 듣고 설마 그러려나 했는데 실제로 그렇네. 원인이 대안 생리제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몇 개월 사용한 이후에 생리통의 강도와 기간이 많이 줄어들어서 2일째만 좀 아픈 정도다.

2. 정말 편하다. 아직은 좀 새서 면 생리대를 같이 쓰는데도 화장실 가는 일이 비약적으로 줄었고, 하루에 하나쯤 생리대를 빨아도 일회용 생리대의 그 비닐 감촉과 자주 갈아주는 불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3. 냄새가 안 난다. 질 안쪽에서 받아내고 있으니 밖으로 나오는 피가 별로 없다는 점도 있지만, 면생리대 사용하는 사람들도 그 이상한 냄새가 없어졌다는 것을 보면 생리혈에서 그런 냄새가 나는 게 아니라 생리혈+일회용 생리대의 화학작용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아빠랑 남동생이랑 사는데 냄새 지독한 생리대를 잔뜩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 해도 감지덕지. 면 생리대 빨아서 널어놓는 건 왠지 별 신경이 안 쓰인다. 쓰레기가 된 생리대에 비하면 한참 위생적이기도 하고, 그냥 속옷 비슷한 개념이랄까.

4. 앞으로는 생리컵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엄청나게 유용한 생리컵 라이브저널 커뮤니티에서 본 에 따르면 생리컵을 밀어넣었다가 밑으로 내리는 것보다는 밑에서 폈다가 케겔 운동으로 빨아들이는(?) 편이 좋다고 한다. 또한 생리컵 안 새게 사용하려면 자궁 경부가 걸치지 않게 해야 하는데 (걸치면 피가 컵에 담기는 대신 옆면으로 쏟아지니까), 생리 중에는 자궁 경부의 위치가 낮아져서 컵에 걸치기 쉽단다. 따라서  삽입 전에 손가락으로 자궁 경부의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고 한다. 지금은 어차피 생리가 끝나가서 이 새로운 방법이 효과적인지 잘 모르겠지만, 다음 달이면 실험해볼 수 있겠다.

5. 내 몸과 친해진 느낌이라 좋다. 이리저리 생각하고 조사하고 실험해보는 성취감도 기분좋고. 이전에는 질에 이물질을 넣는다는 생각이 굉장히 거부감이 들고 무서웠는데, 질 역시 내 몸의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것이 어떻게 생겨먹었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생리컵을 사용하면서 많이 배웠다. 자궁 경부가 어디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옮겨다니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고. 생리 상태라든지 색깔이라든지도 컵 비울 때 확인하면서 몸 상태도 더 예민하게 느끼는 것 같다.

6. 면생리대 빨아서 쓰다 보니 사람이 좀 부지런해진 느낌? ㅋㅋ 뭐 생리컵을 제대로 쓰게 되면 빨래도 줄어들 것 같지만.

7. 이제 일회용 생리제품은 도저히 못쓰겠다. 내가 이 좋은 대안을 왜 진작 몰랐지? 생리대나 탬폰 광고는 질리도록 나오는데 정작 좋은 건 알기 어렵게 돼있단 말야.
2010/05/20 17:35 2010/05/20 17:35
로키
분류없음 2010/05/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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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냥마님 2010/06/16 14:09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리로부터 해방 -_- 된지 1년이 넘은 마님이다.
    수유기간에도 생리는 나오지 않는다...
    임신기간 동안 마트에서 생리대 주변을 여유있게 지나갈수 있어
    좋았다만...
    ...
    대신 기저귀 코너를 기웃거리고 있지..

    • 로키 2010/06/23 15:56  수정/삭제

      아, 그래서 수유하면 피임이 된다는 거구나. 생리대는 결국 여자를 위한 기저귀이니 변한 건 없나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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