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
늦은 오후, 햇살이 공기중에 가득한 때에 산책을 갔다가 날이 너무 좋아서 들어오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선선하면서 맑고, 바람이 상쾌한 이런 날은 삶이 주는 축복 중 하나다. 지금도 창문을 열고 그 바람을 마시면서 꿈 같았던 지난 이틀의 뒷맛을 음미하고 있다. 저녁을 향해 점점 엷어가는 하늘의 연청색, 지붕 위로 희미한 연노랑과 연분홍, 연보라를 지켜보며.
기억이 하나하나 금싸라기처럼 반짝이며 소용돌이치고 가라앉는다.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까지 축복받았을까. 세상에, 인연의 힘에, 나를 사랑해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감사해. 부드럽고도 끈질긴 감정의 힘, 누군가 나를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고 위한다는 놀라움, 함께하는 마음과 손길의 감미로움은 모두 당신이 가르쳐준 것. 머뭇거리고 주저하고 재고 두려워한 날 포기하지 않아줘서 고마워.
살면서 언제나 모든 것이 쉽고 편하지는 않겠지. 그리고 반드시 그게 행복은 아닐 거야. 하지만 내가 얼마나 축복받고 사랑받는지, 내가 왜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지 기억하는 한 무슨 일이 닥치든 극복할 힘은 언제나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맞잡은 손의 온기, 함께하는 웃음의 여리디 여린 강함 속에서.
tags : 일기
분류없음
2008/11/23 17:11

댓글을 달아 주세요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쓰담) 이뻐^^
그냥 막 행복이 뚝뚝 떨어진다야
엉..ㅋㅋ 정말 행복함
아. 내 블로그에 댓글달고 여기 들어와서 읽는 일긴데..음.
잘 모르겠다. 그냥. 이젠 행복이라는 감정조차 자꾸 이리저리 뒤집어 재보게 돼서. 걱정만 늘어가.
행복에 잴 게 있나, 그냥 현재 행복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게 아니려나. 불안하고 불행한 이유는 대부분 과거 아니면 미래를 생각해서지, 현재만을 살아가면 대부분 행복할 수 있는 것 같아.